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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파링 파트너

작성자
책씨앗
작성일
2020-01-28 13:21:45

지금 우리를 단련시킬 여섯 가지 이야기 

나의 스파링 파트너

 

[책 소개] 

“나를 비추는 거울선명할수록 좋다”

지금 우리를 단련시킬 여섯 가지 이야기 

서울시 올해의 한 책 『발버둥치다』 박하령 작가의 신작 소설집 

장편소설 『발버둥치다』 『의자뺏기』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등으로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한 동시에, 청소년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박하령 작가의 소설집 『나의 스파링 파트너』가 출간되었다. 이 소설집은 청소년에게 갈급한 주제들, 혹은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주제를 짧은 소설로 그려냈다. 단숨에 써 내린 듯한 속도감 있는 이야기에는 박하령 작가의 장편에서 만날 수 있는 장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먹을 내지르는 듯한 빠른 전개와 마음을 파고드는 공감 어린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끝내 압도적인 감동에 가닿는 반가운 신작이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속도감 있는 전개, 현실적인 소재와 명징한 문장을 통해 현재 청소년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실감나게 꾸려 낸 박하령 작가. 특유의 명랑하고 사려 깊은 목소리로 십대들이 오랫동안 읽고 싶었고 지금 필요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난해하거나 모호한 글은 지양하고 주제가 선명하고 잘 읽히도록 썼다. 이번 소설집은 짧은 소설에 최적화된 속도감 있는 문장과 선명한 주제, 유머와 감성으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지금 십대를 통과하고 있는 이들의 두려움과 자유에 대한 갈망, 외로움과 고통 등의 미세한 감성을 어루만지는 여섯 가지 이야기는 청소년과 소통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들이다.  

 

[출판사 책 소개] 

지금 아프다면, 그것은 나의 스파링 파트너! 

고통의 속살을 깨물고 성장하는 십대 이야기

『의자 뺏기』로 살림청소년문학상 수상,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로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수상하며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탁월한 재미와 개성을 선사한 박하령 작가가 소설집을 내놓았다. 전작 『발버둥치다』는 장애인 부모와 비장애인 자녀의 남다른 가족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2020 서울시 올해의 한 책·구로구 한 책, 전남도립도서관 올해의 책, 세종도서 교양부문,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등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둔 바 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탁월한 재미와 개성을 선사하며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가는 읽으면서 위로를 받고, 힘을 얻어 어디로든 발을 내딛게 되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 제목 『나의 스파링 파트너』가 상징하는 바가 그렇듯, 작가는 우리가 겪는 모든 일에서 무언가를 얻는다면 그 일들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스파링 파트너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한다. 고통을 받아들이는 일은 버겁지만 결국 우리에게 유익함을 준다는 사실을 청소년에게 전하고 싶었다. 결국 고통을 짊어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성장이며,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성장을 멈추지 않아야 하기에 ‘스파링 파트너’는 더없이 이롭고 고마운 존재가 되어 줄 것이라며 묵직한 위로를 건넨다.

 

표제작 「너는 나의 스파링 파트너」는 자신을 짓누르는 두려움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화두를 던진다. 

우연히 친구의 사물함에서 담배를 발견한 현민은 집 근처 공사장으로 간다. 일탈의 달콤함도 잠시, 성추행 현장을 목격하고 엉겁결에 그곳을 빠져나오지만 핸드폰을 떨어뜨리고 만다. 다음날 기주라는 아이가 나타나 핸드폰을 건네주며 지난밤의 일을 빌미로 돈을 털어간다. 기주에게서 벗어나려 할수록 일은 꼬이고, 공사장의 성추행범으로 몰릴 위기에 놓인다. 궁지에 몰린 현민은 한 사건을 계기로 ‘놈’이 바로 자신의 두려움을 보고 다가섰다는 자각이 들고,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주먹을 내지르기로 한다. 자신의 자유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당당함이 현민의 얼굴에 드리우는 장면은 소설집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를 담아낸다.

 

「굴러라, 공!」에서 하윤은 반 여자 아이들의 미모 순위를 조사해 돌린 홍모에게 항의하지만 평소에도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키던 홍모가 사과할 리 없었다. 하윤은 분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눈에 띄지 않게 소소한 복수를 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던 중 담장 밖에서 날아온 공이 홍모를 가격하는 모습을 보고 하윤은 홍모에게 경고가 될 만한 일을 생각해 낸다. 겁이나 줄 생각으로 홍모 자전거의 열쇠를 풀어 놓았는데, 다음날 정말 자전거가 사라지고 만다. 폭력을 막기 위해 했던 행동이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 되는 순간을 목도하며 하윤은 혼란스러워한다.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은 먼 친척이면서 동생인 수아를 배려하고 이해해야 하지만 가족 사이에서 자기 자리를 자꾸 침범하는 수아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며 위축되는 나연의 이야기다. 어느 날 나타난 라이벌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묘한 긴장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마이 페이스(My Pace)」는 나름 잘하는 일도 있지만 번번이 걸그룹 멤버가 된 언니와 비교당하며 좌절을 겪는 주희가 몸이 불편한 쌍둥이 언니를 돌보는 하정을 만나며 겪는 이야기다. 자신을 무시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이 안타깝다가 ‘my pace’를 외치는 마지막 장면에 뭉클해지는 작품이다. 하정의 독특한 캐릭터가 흥미롭게 그려지는 한편 주인공이 그녀를 지켜보며 심경 변화를 겪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전개된다. 

 

「여름을 깨물다」에서 하나는 ‘미투’ 사건에 연류된 아빠, 이혼을 준비하는 엄마를 피해 바닷가 마을 이모네 집으로 스며든다. 그곳에서 또래인 이수에게 사랑을 느끼고 둘은 한여름 바닷가를 달린다. 그러나 이수를 짝사랑하던 동네 아이들은 하나에게 몰려가 아버지 일을 들먹이며 망신을 주고, 하나는 다시 고통 속에 던져진다.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고 과거를 회상하는 하나. 고통의 한가운데 있더라도 우리는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만끽하며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 수 있음을 고백한다.  

 

「발끝을 올리고」에서 평소 절친한 ‘아워즈’ 멤버 네 명은 인근 불량배에게 불려가 혼이 난다. 다미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따귀를 맞았지만 웬일인지 다미는 그 폭력에서 제외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미와 나머지 아이들은 멀어지고, 반 아이들도 다미를 은근히 따돌린다. 다미는 멤버들과 화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이들은 다미가 오히려 자신들을 이간질한다며 화를 낸다. 이 작품은 오해로 시작된 왕따 문제를 다루고, 이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주인공 다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은이

박하령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글을 다루는 일을 업으로 삼다가, 이 땅의 오늘을 사는 아이와 청소년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어 본격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2010년 「난 삐뚤어질 테다!」가 ‘KBS 미니시리즈 공모전’에 당선되었고, 장편소설 『의자 뺏기』로 제5회 살림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새로운 악마 캐릭터를 통해 선택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로 제10회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으며, 장애인 부모와 비장애인 자녀의 남다른 가족 이야기를 다룬 『발버둥치다』는 ‘2020 서울시 올해의 한 책’에 선정되는 등 여러 기관의 추천을 받았다. 장편소설 『기필코 서바이벌!』 『1인분의 사랑』이 있으며 그밖에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공저) 『세븐 블라인드』(공저)가 있다. 작가는 앞으로도 재미와 의미가 잘 어우러진 양명한 청소년소설을 쓰기 위해 계속 고민 중이다. 

 

차례 

1. 굴러라, 공! 

2.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 

3. 너는 나의 스파링 파트너 

4. 마이 페이스(My pace)    

5. 여름을 깨물다  

6. 발끝을 올리고 

작가의 말 

 

[책 속에서]

난 홍모에게 누군가 널 지켜보고 있다는 주의를 주고 싶었다. 다시 말해 ‘공은 언제든지 어디서든 또 날아올 수 있다. ‘조심!’ 하는 교훈을 주겠다는 의도다. 다만 목표물을 향해 내가 직접 공을 던지는 건 너무 위험하니까 도미노의 원리로 목표물이 쓰러지듯이 발화점에 불만 붙인다는 의미로 ‘공굴리기’를 생각해 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홍모가 애지중지하는 자전거의 걸쇠를 풀었다. 단지 풀어만 놨을 뿐이다.

-굴러라, 공! 

 

씩씩거리는 코뿔소처럼 이야기하다가 엄마를 바라봤다. 엄마는 당황하면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는 습관이 있는데 지금은 고개를 푹 숙이고 한 손으로는 부족하다는 듯이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순간 ‘내가 말이 지나쳤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말의 브레이크를 잡았다. 그런데 잠시 뒤 고개를 든 엄마의 얼굴을 보니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아고, 나연아! 어쩌니……. 엄마가 미처 몰랐구나.”

엄마는 다가와 나를 꼭 안아 주었다. 내 등 뒤로 넘긴 엄마의 손이 일정하게 토닥이며 리듬 맞추듯 엄마는 말했다.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 

 

담배꽁초? 그렇다면 그날 어둠 속에서 방해하지 말라던 사람이 바로 저 아이였던 걸까? 아마도 내가 그곳에서 허겁지겁 나오느라 떨어뜨린 핸드폰을 주웠나 본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의 폰으로 무려 오만 원이라는 거액을 결제한 그 아이가 괘씸했다. 그러고도 미안한 기색 없이 우리 집에 와서는 내게 눈까지 찡끗거리고, 사이좋게 지내자는 둥 설레발을 쳤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화가 났다.

-너는 나의 스파링 파트너

 

“겨우 이 성적 보자고 돈 처들인 줄 알아? 그동안 나간 게 얼만데? 이건 새는 바가지도 아니고 뭐야?”

아빠가 내 성적표를 보고 한 말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새는 바가지는 바로 나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새는 바가지라는 건 결국 깨진 그릇이라 생각하니 대번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러자 아빠는 나를 위로한답시고 말했다.

“야, 너도 열나 공부했는데 성적 안 나오면 화나지? 마찬가지로 자판기에 돈 넣었는데 아무것도 안 뱉어 내면 열 받잖아? 그런 거랑 비슷한 이치야.”

얼핏 들으면 아빠 말이 맞는 것도 같다. 결과물이 없으면 화가 날 테니까. 

-마이 페이스(My Pace) 

 

어떤 일은 시간이 지나야 선명하게 보이는 일이 있대. 그때는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있었던 나였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좀 다르겠지. ‘감히’라는 강은 이제 없을 거야. 나는 그 시간을 지나왔고 견뎌 냈고 그러면서 단단해졌거든. 고통의 속살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을 만큼 말이야. 아빠로 인해 내가 달라지는 건 없어. 아빠는 아빠고, 나는 나니까. 산다는 건 부조리를 받아들이면서 일어서는 거래. 아파도 도망치지 않고 ‘파름’이라는 여름을 깨물어 봐야지.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난 도망치지 않고 여름을 깨물 거야.

-여름을 깨물다 

 

“근데…… 서다미……. 네가…… 왜…… 우리야?”

“무슨 소리야?”

“넌 우리가 아니야. 우리랑 입장이 다르잖아.”

“뭐? 야!”

난 더 따지고 싶었지만 은아는 휙 돌아서 가 버렸다. 끼어들지 말라는 명령어만 남기고. 당당하게 걷는 은아의 뒷모습을 보는데 괜히 주눅이 들어 선뜻 뒤따라 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교실로 들어갔을 때는 이미 아이들은 다 집으로 가고 난 다음이었다. 텅 빈 교실에 앉아 있으려니 슬픔이 가슴에 차곡차곡 쌓이는 기분이 들었다. 이대로라면 슬픔에 깔려 압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리를 털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은아가 입 밖으로 내뱉은 ‘우리가 아니다’라는 말은 마치 대놓고 나를 ‘아웃’ 하는 느낌이었다.

-발끝을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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