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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벗는 꽃 1

작성자
책씨앗
작성일
2021-08-17 15:18:38

모든 꽃들은 꿈을 안고 피어난다

그림자를 벗는 꽃 1


[책 소개]

"시골 아이들의 생생한 행동거지가 온갖 정감을 자아내는 탁월한 성취"라는 찬사를 받는 동시집, 『박하사탕 한 봉지』(계몽사, 1997), 『낙지네 개흙 잔치』(창비, 2004), 『부슬비 내리던 장날』(문학동네, 2010), 『아주 특별한 손님』(문지아이들, 2018)를 펴내 동시작가로 더 알려진 안학수 작가의 장편 청소년 소설이다. 

 

3권으로 구성된 이 소설에는 두 주인공이 나온다. 비전향 장기수인 할아버지 천도윤과 축구 선수인 손자 천인겸이다. 손자가 자기 생활하면서, 틈틈이 할아버지가 남긴 일기를 읽는, 독특한 짜임이다. 1, 2권에서는 역사 인물 천도윤의 이야기와 축구 선수 천인겸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며 전개되고, 3권에 이르러 따로 흐르던 이야기들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할아버지와 손자 관계였던 두 인물과 관련한 충격적인 비밀이 서서히 밝혀진다. 이야기 전개가 박진감 있고, 반전이 거듭되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가난하지만 정의롭고 용감한 소년 도윤! 민주학당에서 배우며 세상에 눈뜨며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게 되지만 보도연맹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고 스승마저 학살당한 상황에서 인민군에 징집된다. 한국전쟁의 한복판에서 낙동강 전투, 38고지전, 빨치산 투쟁을 거치며 살아남지만 포로가 되어 거제 포로수용소에 수감된다. 그후 석방되지만 고정간첩으로 몰려 체포된 후 비전향 장기수로 복역하게 된다. 다시 사회안전법으로 체포되어 비전향 장기수의 삶을 산다. 

 

할아버지와 살면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던 소년 인겸은 어렵사리 사래고등학교에 진학하지만 어려운 집안형편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축구선수로서의 삶을 계속한다. 갑작스런 할아버지의 죽음 후 할아버지의 유품 중 일기장을 보게 되고 외롭고 힘든 생활 속에서도 축구를 계속하며 한국 현대사의 한복판을 걸어온 할아버지의 삶을 만나게 된다. 같은 축구팀 동료들과의 갈등과 우정 그리고 경쟁 속에서 축구선수로서 일취월장하며 성장하는 가운데, 작은아버지, 이름을 밝히지 않는 후원자의 등장, 아르바이트하는 회사에서의 알 수 없는 사고가 계속되는 가운데 숨겨진 할아버지와 도윤의 가슴 아픈 가족사가 서서히 드러난다.

 

"해방 공간 때의 활달했던 청소년과 21세기 축구하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생명체든 누구든 세상에 태어날 땐’ ‘역할’이 있다는 것을 헌걸차게 증명"(김종광)하는 이 소설은 "100년의 현대사에 드리운 그림자를 벗겨내는" 작가의 모든 것을 쏟아버린 "눈물겨운 역작"(전성태)이다.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상상이 잘 어우러진"(최시한) 이 소설은 "진실을 캐는 새로운 눈과 마음을 여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는, 요즘 시대 보기 드문 청소년 '대하 소설'이다.

 

이 책은 작가가 초고 집필 6년, 퇴고 5년, 근 11년의 대장정 끝에 세 권으로(총 2,500매 가량) 완성했다. "의미가 크고 무거워서 좋은 소설로는 부적합한 소재"라고 방치하면서 "오래 지나면 그냥 잊어버릴 것"이라고 세월만 보내던 작가는 "그러면 그럴 수록 마치 신내림의 병처럼 몸과 마음이 알 수 없는 아픔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고 한다. 

 

하마터면 단편으로 끝나거나 그냥 묻혀버릴 수 있었던 이 소설은 작가의 11년에 걸친 사투와 《글을 낳는 집》 《연희창작촌》 《21세기문학관》 《예버덩문학의집》 등의 집필실을 거쳐 태어난 소중한 작품으로,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2021년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을 받았다.

 

 

[추천사]

소설은 시간예술이다. 그 인물과 사건이 시간 속에 존재하고 연속되므로, 결국 역사와 사회의 흐름을 담게 된다. 안학수의 이 야심찬 소설은 조부와 손자 두 사람을 통해 일 세기 가까운 근대사를 다룬다. 일제의 폭력과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피칠갑되고 비리가 판을 친 한국 근대사를 민중 중심으로 도도히 그려낸다. 그를 위해 작가가 많은 자료를 모으고 보편적 관점에서 재현하고자 고투한 흔적이 역력하다. 묻혀버린 사실을 발굴하며 이제는 사라진 풍속의 현장을 보존한 대목도 많아서, 읽는 재미와 가치를 더하고 있다. 전자매체가 의사소통 혁명을 가져왔으나 오히려 부정확한 정보와 편파적 주장이 난무하는 오늘의 한국 현실에서,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상상이 잘 어우러진 이 소설은 진실을 캐는 새로운 눈과 마음을 여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 최시한(작가, 숙명여대 명예교수)

 

일찍이 이문구 선생은 안학수라는 진주를 찾아냈다. 내가 「아침 안개」라는 황홀한 동시에 홀려 그 전설 같은 시계공의 가게 문을 기웃이 연 게 스물여덟 때다. 어느덧 25년이 흘렀다. 그사이 이리저리 옮기며 선생과 옭은 연이 깊다. 천안 성거산 자락에서 이태 남짓 이웃하고 지냈고, 보령으로 쫓아가서 또 일 년을 괴롭혔다. 나는 선생의 곁이 좋았다. 상처 깊은 분이 맑고 곧아서 좋았다. 소설 속 한 대목을 빌리면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 잘못도 부끄러움도 아니다. 안 선생의 두 번째 장편 『그림자를 벗는 꽃』을 읽으며 나는 가슴이 몹시 아팠다. 안 선생님을 곁에서 괴롭혀온 입장에서 이 소설이 어떻게 나왔을지 눈에 선했다. 100년의 현대사에 드리운 그림자를 벗겨내는 정공법에서 결기가 느껴졌다. 선생이 모든 걸 쏟아 버린 것 같다. 눈물겨운 역작이다.

- 전성태(소설가)

 

‘불에 달궈지고 모루에 두들겨지고 깎이고 다듬어져 

제대로 빛이 나’는 ‘금붙이’ 같은 소설이다. 

해방 공간 때의 활달했던 청소년과 21세기 축구하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생명체든 누구든 세상에 태어날 땐’ ‘역할’이 있다는 것을 헌걸차게 증명한다.

- 김종광(소설가)

 

 

[머리말]

이 꽃을 잉태하게 된 동기는 10년 전이었다. 2011년 가을, 보령 농민회 김영석 회장과 함께 비전향장기수 김상윤 선생(20년 만기 출소)의 묘소에 찾아가서였다. 저 자신이 과연 반공교육으로 세뇌된 세대가 맞나 싶게, 비전향장기수에 대한 새로운 생각들이 편집증처럼 연거푸 떠올랐다. 그 떠오르는 것을 빨리 털어 내야만 모든 일들이 정상으로 돌아갈 것 같았다. 청춘을 빼앗긴 이들의 삶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통념적인 판단을 떠나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지조와 절개의 상징이 될 수도 있는 삶이겠기에, 그냥 묻어 두는 건 글을 쓰는 자로서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란 생각이 쌓여 갔다. 그 쌓인 생각은 뇌리 깊이 배어들어 생목 오르듯 불현듯 불현듯 솟아 넘어와 괴롭게 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면, 반공 교육으로 찌든 정신에다, 경험도 지식도 없이 상상만으로 비전향장기수의 삶을 낳기란 가당치도 않았다. 철없고 무모한 욕심일 뿐이란 판단이었다. 또한 의미가 크고 무거워서 좋은 소설로는 부적합한 소재라고 방치했었다. 오래 지나면 그냥 잊어질 것이라고 세월만 보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마치 신내림의 병처럼 몸과 마음이 알 수 없는 아픔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참을 수 없고 이겨 낼 수 없어서 짧은 단편으로라도 써 내자고 시도했다. 

(중략)

「그림자를 벗는 꽃」을 당연히 순산順産했어야 했다. 그러나 애초에 원고 100장 분량으로 끝낼 무게의 주제主題가 아니었다. 이미 400장을 넘겨도 끝이 보이지 않으니 순산의 꿈은 잠시 띄웠던 무지개가 되었다. 

(중략)

그해 7월 한 달간 ‘연희문학창작촌’에 단기 입주를 했다. 그러고도 2019년 말까지 집에서 다듬어야 했다. 다듬다보니 너무 긴 대하소설이 되어 출판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날부터 5부를 3부로 줄이는 작업을 시작했다. 모두 내 살 같고 피 같아서 줄이기가 새로 쓰기보다 더 어려웠다. 소설 발상 후 10년 만에 책을 내게 되었다. 이제 신병의 아픔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할 것이다.

비전향장기수이신 고 김상윤 선생님의 일생과 이 『그림자를 벗는 꽃』의 내용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밝혀 둔다. 내용 중 픽션fiction이 99프로다. 그냥 선생님의 묘소에서 발상만 했을 뿐이다. 그러했음에도, 선생님을 비롯한 비전향장기수 선생님들께 누를 끼친 짓은 아닐까? 걱정스럽고 송구함을 부인할 수 없다. 진정 존경하는 마음으로 썼다는 것만은 인정할 수 있겠다. 

선생님처럼 꺾어도 시들지 않는 정신, 자신의 정신에 오점이 묻을까 그림자마저 벗어던지는 꽃, 그 정신을 인정하지 않고 구박하는 사회에서 일생을 보냈던 꽃, 꽃들, 끝끝내 자신의 주체를 지켜 낸 꽃들, 그 꽃들의 명복을 빌며 이제야 손을 털어낼 수 있게 되었다. 

 

 

[저자 소개]

지은이 소개 | 안학수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대일문학상, 서울문화재단개인창작집 공모상을 수상했고, 2013년 권정생 창작기금을 수혜했다. 동시집으로 『박하사탕 한 봉지』 『낙지네 개흙 잔치』 『부슬비 내리던 장날』 『아주특별한 손님』, 『안학수 동시선집』, 장편소설로 장편소설 『하늘까지 75센티미터』가 있다. 한국작가회의,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이다.

 

작품해설 | 김종광(소설가)

두 주인공이 나온다. 두 주연은 할아버지(천도윤)와 손자(천인겸) 사이다. 그래서 공유하는 사연, 사건도 다수지만, 기본적으로 두 가지 이야기가 교차한다. 손자가 자기 생활하면서, 틈틈이 할아버지가 남긴 일기를 읽는 짜임이다. 

손자의 이야기와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온다. 두 개의 이야기가 따로 있다고 보는 게 편하다. 역사 인물 천도윤의 이야기부터 읽든, 축구 선수 천인겸의 이야기부터 읽든 상관없지만, 아예 따로 읽는 게 더 재미날 수도 있겠다. 

천도윤(1932~2014)의 묘비명에는 ‘신념의 강자 천도윤’은 ‘조국 통일을 위해 강철 같은 의지로 활동하셨다’라고 적혔지만, 그의 삶은 한국 현대사를 은유하는 파란만장이다.   

1권의 도윤 이야기는 역사 청소년 소설이다. 가난하지만 정의롭고 용감한 소년 도윤은 일제 강점기에 신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해방 공간기에 민주학당에서 배우고 익히며 세상에 눈떠간다. 하경이를 사모하고 사랑한다. 건전하지 않다. 청소년 출판 시장의 검열을 의식하지 않았다. 개성적인 시선과 현란한 입담을 자랑한다.

2권의 도윤 이야기는 전쟁 소설이다. 도윤의 아버지는 보도연맹원으로 끌려가 살해당한다. 도윤은 인민군으로 징집된다. 낙동강  전투, 38선 고지전, 그 모든 전투에서 살아남고, 거제 포로수용소에서도 살아남는다.  

3권은 도윤 이야기는 약전이라고 보는 게 좋겠다. 석방되어 제대로 된 삶을 꾸리는 듯했지만 고정 간첩으로 몰려 체포된다. 20년 형을 받고 5년 복역한다. 석방되어 이제야말로 사람답게 사는 듯했지만 다시 체포되어 수십 년간 비전향장기수로 복역하게 된다.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어 묘지기 농사꾼으로 살아간다.

최대한 간략하게 줄거리를 적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대하 소설급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았다. 역사 강의 교안 같은 데가 있고, 유명한 소설들의 데자뷔 같은 구석도 있다. 하지만 천도윤의 처절한 인생역정은 모든 약점을 덮을 만큼 핍진하다.

1, 2, 3권의 축구 선수 천인겸의 이야기는 21세기 청소년 소설이다. 코로나 이전 시대 고등학생 축구 선수의 성장기다. 실지로 축구 선수인 고등학생에게 듣는 이야기인 양 생생하다. 칭찬받는 여러 청소년 소설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스토리텔링이다. 축구를 한 번도 할 수 없었던, 게다가 나이까지 든 분이, 어떻게 이토록, 요즘 축구청소년을 자세히 쓸 수가 있지!   

3권이 다소 복잡하게 읽히는 것은 1권, 2권에서 따로따로 흐르던 이야기들이 결합하기 때문이다. 강과 강이 하나가 되려다 보니 파열음이 장난 아니다. 어떻게 보면 영화, 드라마 스토리 못지않게 다이나믹하다. 1, 2권이 진지해서 영 부담스러운 독자는 3권부터 읽어도 좋을 듯하다.

 

김종광(金鍾光) 1971년 충남 보령 출생. 98년 「문학동네」 단편 소설 등단.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 신동엽창작상, 이호철통일로문학상특별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 블루스』, 『낙서문학사』, 『처음의 아해들』, 『놀러 가자고요』, 『성공한 사람』이 있고 장편 소설로 『야살쟁이록』, 『똥개 행진곡』, 『조선통신사』, 산문집으로 『웃어라, 내 얼굴』 등이 있다.

 

 

[차례]

그림자를 벗는 꽃 1 - 해방전후; 모든 꽃들은 꿈을 품고 피어난다

거창한 묘비병

도끼호테 할아버지

사래고교 축구팀

전생의 죄

여학생과 박문수

민주학당과 이동학

할아버지의 도라지

미군정과 남로당

천임겸의 축구 실력

빨치산과 여순 봉기

핏줄 때문에

국가보안법으로

일자리를 찾아서

아홉 다랑이 논

천한 천가 천인겸

 

그림자를 벗는 꽃 2 - 한국전쟁; 꿈없이 피어나는 꽃은 없다

전쟁 발발과 보도연맹

독가스 유출 사고

인민재판과 해방 

감독에게 보란 듯이

여학생과 박문수

산골 소녀 정순덕

공포의 표적 테러

소년병과 함께

천사모와 박수린

아기를 맡긴 후기

아버지의 백일 사진

공포의 거제 포로수용소

또 다시 일어선 천인겸

 

그림자를 벗는 꽃 3 - 분단이후; 우리 모두는 꿈을 지닌 꽃다운 나이였다

포로 탈출과 석방

경찰의 해찰 

다시 찾은 고향집

사고와 생명의 은인

전향은 석방, 비전향 20년

밝혀진 테러 주범

청춘을 빼앗긴 만기 출소 

스카우터의 관심을 받다

철천지원수와 아들

요섭의 의문사

그들만의 세상

첫사랑을 만난 죄

그림자를 벗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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