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갤러리 101 1권. 미술 책에 조금만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이진숙’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2013년부터 예술의전당 화요아카데미의 ‘조기 마감’, ‘명강사’로 통하는 데다 <시대를 훔친 미술>, <러시아 미술사> 등으로 필력을 인정받으며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해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작하는 ‘더 갤러리 101’은 역사, 문학과 함께 미술을 이야기해왔던 그간의 작업을 확장해 ‘인간’을 중심에 놓고 ‘그림’과 ‘그림을 보는 나’에 오롯이 집중해보자는 기획이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21세기 초까지, 서양미술사를 수놓은 101명 화가의 걸작을 세 권에 나눠 각기 다른 제목을 달아 선보인다. 특히 이 시리즈는 미술사적 연대기와 지식을 바탕에 두는 동시에 그림을 통한 에세이적 글쓰기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세계 미술관들을 소개하는 실용성까지 담아냈다.
첫 번째 책, <인간다움의 순간들>에서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단어는 ‘인간다움’이다. 이 책에서 ‘인간다움’은 선하고 따뜻하고 정의 있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가 그림 속에서 거듭 만나게 되는 건 완전하지 않고, 분열되어 있으며, 실수도 하고, 시기와 질투도 숨기지 못하는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낙원에서 괴로운 표정으로 쫓겨나는 아담과 이브를 담은 마사초의 그림 '에덴동산에서의 추방'으로 시작해, 33편의 화가를 주인공 삼는다.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는 화폭 속 인간의 모습은 우리에게 공감과 위로를 준다. 저마다의 사정과 고민을 안고 있는 독자들은 그림과 함께 자신의 인간다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이진숙
평생 도서관에서 미술사를 공부하며 영원히 학생으로 늙어가기를 꿈꾸는 미술 중독자. 서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러시아를 여행하던 중 트레차코프 미술관에서 만난 작품들에 큰 감명을 받아 미술의 세계로 들어섰다. 러시아 국립인문대학 미술사학부에서 카지미르 말레비치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러시아 미술사』,『위대한 미술책』, 『시대를 훔친 미술』, 『롤리타는 없다 1·2』 등이 있다. 2020년 현재 예술의전당 등에서 활발히 대중강연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미술, 문학, 역사를 오가며 ‘인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