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글쓰기

- '쓰고 싶은 사람'에서 '읽는 사람'으로, 
오로지 나를 위한 글쓰기 시간

류대성 지음 

 

 

발골은 소고기를 부위별로 해체하는 작업이다. 발골 기술에 따라 소고기의 등급은 물론 요리의 종류와 음식 맛도 달라진다. 등심은 소 한 마리에서 10퍼센트밖에 나오지 않지만, 가격은 소 값의 30퍼센트를 차지한다. 발골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발골 기술과 발췌 기술은 닮았다. 발췌도 발골처럼 한 권의 책을 구성과 내용에 따라 여러 부분으로 나누고 필요에 따라 글의 일부를 골라내는 기술이다. 차이가 있다면 발골과 달리 발췌는 대상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점이다. 또한 같은 책이라도 발췌한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부분을 골라낼 수도 있다. 발골은 시간이 갈수록 능숙해지는 테크닉이지만, 발췌는 여러 책을 만나 머리와 가슴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번 새롭다.  

 

발췌는 기본적으로 읽기의 기술이다. 읽지 않는 사람에게 발췌는 의미가 없다. 짧은 글 한 편에서든 책 한 권에서든 발췌는 언제나 가능하다. 요약과 달리 발췌는 핵심 내용, 주제, 글쓴이의 의도에서 자유롭다. 작가가 농담처럼 던진 한마디, 책에서 읽은 에피소드 한 토막이 글쓰기의 재료가 되고 풀리지 않던 부분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손이 가는 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밑줄을 긋고 메모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쌓아 놓은 발췌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코드가 맞는 사람과 친구가 되듯 작가의 생각과 감정에 공감할 때 우리는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고 책장을 접는다. 

 

 

 

 

 

발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용의 기술이다. 우선 발췌한 내용을 '직접 인용'하는 방식이 있다. 가장 간편하고 보편적인 방식이다. 본문 내용과 어울리도록 분량과 내용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본문 속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글을 쓰면서 내용을 강조하거나 다른 전문가의 글을 인용할 때 이 방식을 활용한다. 세 번째는 '간접 인용'이다. 자신을 '지식소매상'이라 칭하던 유시민의 소싯적 글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정 주제와 분야에 대한 독서와 사유를 거쳐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핵심 주제와 내용을 자기 언어로 소화해서 설명하는 방법은 간접 인용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발췌는 텍스트에 한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아."라는 명대사를 남긴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한 장면, SQ3R 독서법 마인드맵, 소고기의 부위별 특징을 보여 주는 그림, 신영복의 서화, 4차 산업혁명 전망을 나타내는 도표, 인터넷의 유머 사진, 동화책의 한 장면 등 발췌 대상은 다양하다. 

글쓰기를 위해 필요한 자료를 모으고 분류하고 활용하는 연습은 당신의 글을 훨씬 더 풍요롭게 한다시각 자료를 그대로 인용할 수도 있지만 글을 쓰면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간접 인용해도 좋다발췌와 인용의 기술은 개인의 취향과 능력에 따라 갈고 닦아야 하는 글쓰기 비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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