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미 작가의 학교 강연집


 

김중미 작가의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대부분이 힘 있고 강한 이들이 아니라, 힘없고 가난하고 여린 이들이죠.

 

작가는 세상이 잘 주목하지 않는 사람들을 불러내어 이들의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가장자리에 위치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작가의 할 일이라고 믿고 있죠. 

 

김중미 작가의 이야기에서 '사람'은 언제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불평등이나 가난, 평화, 농촌 문제 등 작가가 관심을 가진 주요 사회 문제들을 '사람 이야기'를 통해 풀어냅니다. 『존재, 감』에는 그런 작가가 지난 2년간 전국의 학교와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나눈 진솔하고도 속 깊은 사람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이주민에 관한 동화를 쓰려고 한다는 말에 "나를 불쌍하게 쓰지 마세요. 내가 한국에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노는 것을 써 주세요." 하고 씩씩하게 외치던 인도네시아 소녀 나지아, 안마사와 예술인 등 시각 장애인에게 주어진 비교적 안정된 길을 버리고 꿈을 좇아 대학에 진학한 청년 진영이, 아프리카에서 왔다는 이유로 인종 차별을 수시로 겪으면서도 춤을 추며 인권 운동을 하는 사누, 갈수록 수익이 줄어드는 현실 앞에서도 꿋꿋이 농촌을 지키는 강화의 농부들까지.

 

작가는 늘 우리 곁에 살고 있으나 미처 그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던 이들의 삶을 소설만큼이나 흥미진진하게 들려줍니다. 그중에는 '조용히 산만한 아이'였던, 학교생활을 유독 힘들어했던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어 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히 그들이 거기 존재한다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작가는 평범한 이들이 작은 용기를 내는 순간을 포착해 냅니다. 

 

교복 치마 길이를 과도하게 규제하는 학교의 방침에 반기를 드는 순간, 흰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혼자서 대학 입학식에 가려고 나서는 순간, 아버지를 따라 험한 뱃일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몸이 불편한 친구의 자원 봉사자가 되겠다고 손을 드는 순간.

 

작가는 이런 용감한 순간들이 모여서 이 견고한 세상에 균열을 낸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그것이 바로 작가가 이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알리는 궁극적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것이 작은 용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작은 용기들이, 그 용기가 내는 작은 균열들이 견고해 보이는 이 세상을 조금씩 바꾼다고 생각해요. 남들 사는 대로 고분고분 사는 사람보다는 좀 덜컹거리기도 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글 쓰는 일도 그렇게 틈을 내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계속 글을 써요. (본문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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