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가보다 쉽고 록 음악보다 화려한, 클래식으로 역사와 사회를 읽다

[클래식과 함께하는 사회 탐구]




■ 책 소개 

클래식은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발전했을까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을 왜 ‘고전’이라고 부를까?
클래식 음악과 카를 마르크스, 막스 베버가 무슨 상관이지?
예술 음악과 상업 음악을 딱 잘라 구분할 수 있을까?
클래식 음악회의 매너는 언제부터 생겼을까?
산업 혁명 때문에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가능해졌다고?

이야기는 클래식을 사랑하는 첼리스트 예니와, ‘클래식 연주를 들으러 가는 건 허세’라고 생각하는 원이의 논쟁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산업 혁명과 클래식의 상관관계를 말하는 사회학자 아빠가 함께한다. 도대체 클래식이란 무엇이고, 누구를 위한 것이며, 어떻게 들어야 하는 걸까?
이 책은 클래식에 덮인 엄숙한 이미지를 걷어내고 본연의 의미를 찾아간다. 클래식은 가상 세계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치열하게 씨름한 가운데 태어난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클래식을 제대로 알려면 클래식 음악의 선율을 감상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클래식이 탄생하고 발전한 역사와 배경을 알아야 한다. 악보를 만들지 않음으로써 장엄한 음악과 권위를 독점하려 했던 왕과 교회, 음악회 티켓을 손에 쥠으로써 사회의 주류가 되고자 했던 부르주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를 직시하며 끊임없이 낯선 세계로 나아갔던 음악가. 혁명의 시대를 관통한 클래식 음악의 주역을 마주해 보자.  


역사와 예술을 가로지르는
사회학 교양서

이 책은 ‘음악 사회학 교과서’도 아니고 ‘클래식 입문서’는 더더욱 아니다. 클래식과 연관되는 사회학의 일부를 보여 주고, 독자가 클래식에 능동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사회 과학 책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사회 현상을 과학적이고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힘을 기를 뿐만 아니라, 예술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이를 위해 교향곡, 오페라, 발레 등과 함께 근대 계몽주의 사상과 음악회의 매너, 악보법의 발달, 호텔의 탄생 등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전달한다.
본문은 예니와 원니, 아빠의 일상적인 대화로 이뤄져 있어 이해하기도 쉽고, 문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토론의 기술도 익힐 수 있다. 각 장의 도입부에는 내용을 포괄하는 음악을 소개하고, 독자들이 찾아서 들을 수 있도록 QR코드를 수록했다. 본문에서 다 다루지 못한 사회 현상과 클래식과 관련한 주요 개념은 장별 부록에서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 차례

작가의 말  004
등장인물  008

01 클래식이란 뭘까?  013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G장조 BWV. 1007
아빠, 대체 부르주아가 뭐예요?

02 음악회에서 생긴 일  031
요제프 하이든, 현악사중주 B플랫 장조 Hob. 3-78
아빠, 예술 음악과 상업 음악의 차이를 알려 주세요!

03 누굴 위한 클래식일까?  045
요제프 하이든, 첼로 협주곡 2번 D장조 Hob. 7b-2
아빠, 클래식은 왜 17세기 이후에서야 발전한 거죠?

04 긴장된 첫 만남  065
안토니오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화성과 창의에의 시도」 Op. 8-1
아빠, 근대와 전근대로 구분 짓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05 허영과 낭비 사이에서  097
요하네스 브람스, 첼로 소나타 2번 F장조 Op. 99
예니야, 음악회 청중에도 여러 유형이 있단다!

06 너와 나의 차이  117
요제프 하이든, 교향곡 94번 G장조 Hob. 1-94
선생님, 기독교 교리가 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어요!

07 또 다른 나  161
알반 베르크, 오페라 「보체크」
예니야, 산업 혁명과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란다!

에필로그  184
부록  192
교과 연계  200
찾아보기  201


■ 지은이 소개
지은이 _권재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사회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부터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상명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등에서 사회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을 가르쳤다.
사회 교과는 사회 현상을 과학적이고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힘을 기르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에 따른 실천과 연구를 꾸준히 이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 교육과 민주 시민 교육에 관심이 많아 이와 관련된 글을 쓰면서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있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미디어 오늘」, 「ㅍㅍㅅㅅ」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또한 계간지 「우리교육」의 편집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반전이 있는 동아시아사』, 『세상을 바꾼 질문』, 『거짓말로 배우는 10대들의 경제학』, 『거짓말로 배우는 10대들의 통계학』, 『학교라는 괴물』, 『학교에서의 청소년 인권』, 『그 많은 똑 똑한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등이 있고, 공저로는 『교과서로 연극하자』, 『학교에서 연극하자』, 『수업 중에 연극하자』, 『민주주의를 만든 생각들』, 『논쟁하는 경제 교과서』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입문서가 아니다. 클래식 명곡을 소개한다거나 작곡가들의 이런저런 일화를 들려주고, 명연주자나 명반을 소개하는 책도 아니다. 클래식의 역사에 대한 책도 아니며 음악 이론에 대한 책도 아니다. 이 책은 그저 클래식을 즐겨 듣는 사회 교사가, 청소년들이 클래식이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쓴 사회 과학 책이다. _5쪽

당시 음악은 궁정 음악과 교회 음악이 주를 이뤘는데, 그 목적이 분명했거든. 웅장하고 위엄한 궁중 음악은 왕의 권력에 함부로 대항할 수 없게끔 만드는 어떠한 힘이 있었고, 듣는 것만으로도 공포과 두려움, 존경심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교회 음악도 마찬가지야. 신자들로 하여금 교회를 향한 경건한 마음과 신의 은총을 느끼는 도구로써 사용했지. 이렇게 명확한 목적성이 있는 궁정이나 교회에서는 신의 영감에서 따온 신비함과 장엄함이 필요했네. 어떤 작곡 기법이나 법칙이 있어선 안 됐지. 그래서 상당수의 교회나 교단에서는 음악의 악보를 만들지 않고, 오직 허락받은 연주자와 가수 들을 통해서만 전승했지. 악보에 기록하면 ‘근대화’가 돼 버리고, 신비하고 신성한 후광과 함께 자신들의 권력 또한 무너지게 될 테니까. _80쪽

성공한 시민은 귀족과 비슷한 대우를 받길 원했어. 필요하다면 돈을 들여서라도 그 사회에 들어가고 싶어 했지. 음악가들의 지위가 높아진 것도 음악회가 왕실이나 귀족의 문화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20세기 초반에는 영화관도 엄청 화려하게 꾸몄잖아? 그 순간만은 귀족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말야. 시민 혁명 이후에 ‘셰프’라고 불리는 조리사들이 등장하고, 매너를 지키지 못할까봐 덜덜 떨며 먹어야 하는 레스토랑이 생긴 것도 음악회가 엄숙해진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_111쪽

루이 14세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발레리노기도 해. 열세 살 때 데뷔해서 스물일곱 편의 발레에 주역으로 캐스팅됐지. 그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밤의 발레Ballet de la Nuit」야. 이 극에서 ‘태양왕’ 역을 맡았는데, 이게 나중에 그의 별명이 됐어. 루이 14세도 이탈리아 예술가들을 잔뜩 불러들였어. 극작가 몰리에르, 안무가 보샹, 작곡가 륄리가 이탈리아 출신이지. 루이 14세의 발레 사랑은 1672년에 왕립무용학교를 설립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단다. 왕립무용학교에서 발레의 여러 가지 동작과 기술을 정비했거든. 이렇게 체계화된 기술이 전문 무용수들을 길러 내는 데 큰 도움이 됐고. _151~152쪽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의 상관관계를 사회에도 적용하면 좋을 것 같아. 많은 인구와 넓은 영토를 가진 근대 국가에서 고대 그리스 폴리스와 같은 민주정치의 정신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규모가 큰 나라에서는 지휘자와 같은 정치 지도자가 필요한데, 어떻게 그 지도자가 독재자가 되는 것을 방지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에 대한 책임감을 유지하며 참여하게 할 것인가? _181쪽

자연 대신 기계의 리듬이 세상을 지배하고, 기계의 리듬에 인간이 맞춰 살아야 하는 세상이 됐네. 익숙했던 공동체가 해체되고, 오랫동안 이어져 온 생활양식은 자취를 감췄어. 이 낯설고 폭력적인 힘의 논리 앞에서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삶은 무력함과 소외감을 가져다주지. 그런 와중에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과 법칙을 이용하여 대량으로 생산된 예술 작품이 세상에 뿌려진다고 생각해 보게나. 세상의 고달픔을 은폐하는 예쁜 장식품으로만 존재한다면, 그게 예술 작품으로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차라리 이상하고 괴로운 세상을 대변하는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_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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